[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오랫동안 심혈관 질환에 안 좋다고 여겨졌던 씨앗 기반 식용유(콩기름, 옥수수기름)가 사실은 심장병과 제2 당뇨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영양햑과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지금껏 ‘독성물질’처럼 취급받아온 씨앗 기름(seed oil)에 대한 기존 인식을 뒤흔들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혈중 리놀레산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심장병과 제2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놀레산은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참기름 등 식물의 씨앗에서 추출한 기름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따라서 씨앗 기름이 몸에 해롭다는 기존의 주장은 이번 연구 결과로 인해 설득력을 잃게 됐다.
인디애나대학교 보건대학 부교수인 케빈 C. 마키는 성명을 통해 “최근 씨앗 기름이 염증을 일으키고 심장대사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우리의 연구는 이를 반박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894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혈장 내 리놀레산 수치와 심혈관 질환관의 연관성을 추적 관찰했다. 언급된 식용유에 리놀레산, 즉 오메가-6 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점에서 이 물질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리놀레산 수치가 높을 수록 오히려 심혈관 질환 위험은 물론, 제2형 당뇨병 위험 또한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리놀레산 수치가 높을 수록 포도당과 인슐린 수치, 또한 인슐린 저항성의 바이오마커인 HOMA-IR 수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식단 설문조사나 섭취 빈도 기록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참가자의 혈액 검사를 통해 리놀레산 수치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마키 교수는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주관적 식사 기록에 의존한 반면, 우리는 객관적인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사용해 리놀레산 섭취량과 건강 지표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팀은 혈당 대사 지표와 다양한 염증 관련 바이오마커도 함께 분석했으며, 그 결과 리놀레산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심장병과 당뇨병 위험 전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영국의 영양치료사 캐리 비슨은 “씨앗 기름은 포화지방이 적기 때문에 객관적으로는 꽤 건강한 지방”이라고 말했다.
다만 씨앗 기름은 이미 가공식품, 드레싱, 배달음식 등 일상에서 흔히 소비되고 있기 때문에 주방에서는 다양한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비슨은 “식단에서 다양한 종류의 건강한 지방을 섭취하고,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며, 씨앗 기름에만 의존하지 말고 코코넛 오일이나 올리브유 등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등푸른 생선, 아마씨, 치아시드, 호두 등으로부터 오메가-3를 충분히 섭취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