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11시 기준 투표율이 7.00%로 집계됐다. 이는 동시간대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다.

2013년 처음 도입 된 사전투표는 그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대선의 사전투표 비율은 지난 2022년 대선과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은 36.93%로 역대 대선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치러진 22대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31.28%로, 본투표율(35.72%)과 4.44%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올해도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 의향이 높아 35~40% 수준의 사전투표율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많다. 사전투표가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고, 젊은 층과 맞벌이·이동이 잦은 유권자들의 참여가 늘고 있어, 본투표(선거일 투표)보다 사전투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도입 후 10년, 제도 정착
도입 초기에는 보수 지지층이 부정적이었고 부정 선거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정당에 유리하다는 해석이 있었다. 그러나 제도가 정착되고 대중화된 지금은 이 가설이 더이상 성립하지 않고 있다. 20대 대선은 역대 최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에도 2021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는 보수정당이 승리했다.
사전투표 시행 전인 2010년까지 대선·총선·지방선거 투표율은 꾸준히 하락세였다가 사전투표제가 시작되면서 상승세로 전환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3~5월 한국갤럽을 통해 세 차례 22대 총선에 대한 유권자 의식조사를 한 결과에서 ‘사전투표제가 투표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93.0%에 달했다. 2018년 7회 지방선거 이래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9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또 사전투표자의 25.1%는 ‘사전투표제가 없었다면 투표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번 대선 관심 특히 높아
투표열기 자체가 높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 비율은 86.8%로 집계됐다. 선관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5월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가능하면 투표하겠다”는 응답(9.5%)까지 포함하면, 투표 의향을 밝힌 비율은 96.3%에 달한다.
다만 부정선거론의 영향은 일부 남아있다. 부정선거 우려로 인해 보수 유권자 일부는 여전히 사전투표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전통적으로 진보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진보 진영은 본투표보다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정선거 우려와 관련해 선관위는 이번 선거 사전투표 기간부터 각 투표소별 관내·관외 투표자 수를 1시간 단위로 공개하기로 했다. 또 사전투표함 CCTV 24시간 공개, 투표지 수검표 등도 한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측에서 사전 투표자 수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선부터는 사전투표소별로 투표자 수를 공개하는 것이다.
김태준 기자 taejunkim@chosun.com